본문 바로가기
기타잡식/잡식

김유정 동백꽃 독후감 줄거리 감상평

by CHAENI 2022. 6. 11.

 


김유정 동백꽃
작가 김유정


일곱 살에 고아, 말더듬이로 교정소를 다니기까지 강원도 춘천군 신동면 증리가 고향인 김유정은 향토색 짙은 토속어를 생동감 있게 구사하여 1930년대 한국 농촌의 실상과 가난한 농민들의 삶을 해학적으로 그려낸 작가다. 김유정은 재동공립보통학교와 휘문고보를 졸업하고 연희전문대학 문과에 입학했으나 두 달만에 그만 두고 고향에 내려가 금병의숙이라는 이름의 학당을 지어 야학을 통한 농촌계몽운동을 벌이면서 작가 로서의 꿈을 키웠다.


1935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소낙비」가 당선되고,「조선중앙일보」에「노다 지」가 입선됨으로써 혜성처럼 등단한 김유정은 29세의 짧은 인생을 마치기까지 불과 2년 남짓한 기 간에 30여 편의 주옥 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어린 시절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예닐곱 살 때 부모를 모두 잃은 불우한 환경에다 말까지 심하 게 더듬었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 자신이 말을 더듬는 것을 부끄럽게 느꼈지만, 결국 눌언 교정소 에 다니며 말 더듬는 것을 고쳐야만 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그는 늘 열등감에 시달렸고 심한 우울증 때문에 항상 혼자 지내곤 했다.



그의 집안은 춘천의 천석꾼 부자였지만 형 김유근의 방탕한 생활로 인해 집안은 졸지에 몰락하고 극도의 정신적 고통과 가난에 시달려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그는 젊은 시절 심한 치질과 폐결 핵까지 앓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하지만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유정은 스물 두 살이 되던 해, 운명의 여인 박녹주를 짝사랑하는 열병에 시달려야 했다. 그녀는 김유정보다 네 살이나 연상으로 당대 이름 높은 소리꾼이었다. 박녹주를 만난 다음날부터 그녀에게 매일 사랑의 편지를 띄웠다. 하지만 녹주는 자신의 동생뻘인 유정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유정은 혈서까지 쓰고, 자신이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함께 죽자는 협박까지 했다. 하지만 끝끝내 유정의 마음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때부터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을 먹었고 자신의 상처를 보상이라도 하듯 방탕한 나날을 보냈다. 사랑의 열병을 때문에 그의 몸은 상할 대로 상했을지 모르지만, 그의 정열은 고스란히 문학작품에 담 겨졌다. 그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천부적인 언어감각으로 투박하면서도 정확한 문장, 독특한 해학 미로 「봄봄」,『동백꽃』,「따라지」,「산골 나그네」, 「만무방」, 「땡볕」,「금따는 콩밭」등의 향 토색 짙은 단편 작품을 남겼다.

눈물과 웃음을 함께 느끼게 하는 해학소설의 극치 김유정 소설에는 30년대 한국의 피폐한 농촌 현실 및 도시 서민들의 궁핍한 생활상이 사실적으로 그 려져 있다. 이러한 사회적 모순이 빚어내는 현실적 고통을 해학이라는 방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 2 - 것이 김유정 소설 세계의 독특한 경지다. 강렬한 비판 정신을 표면에 앞세우는 풍자와는 달리, 해학이란 대상의 부조리나 모순을 드러내기는 하되, 대상을 향한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동정적으로 감싸주는 것이다. 김유정의 소설은 식민지 시대 의 사회적 모순에 대한 공격과 비판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애정이 담긴 웃음을 통 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소설은 농촌의 참담하고 비참한 현실을 보여주지만, 독자들은 그의 작품에서 오히려 따뜻한 연 민과 웃음을 발견하게 된다. 김유정 문학의 해학적 특성은 웃음과 슬픔의 이중적 구조다. 비참한 현 실을 그리되 어둡지 않게 밝은 색채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김유정 소설의 건강성이다. 김유정 문학이 보여주는 해학적 특징은 현실 인식이 부족한 바보형 인물의 엉뚱한 말들과 희화성(戱 畵性), 익살스런 행동으로 인해 그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찾아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김유정만의 독특한 문체다.

당대 서민의 생활 감정 과 밀착된 생동감 있는 언어 표현은 서민들이 겪는 현실적 고통을 관념적 차원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 아있는 세계로 구체화시킨다. 특히 그는 언어의 선택에 있어 비속어와 구어를 자유롭게 사용함으로 작품의 토속적 미를 더하고 있다. 순 우리말의 의도적 선택, 지문의 철저한 구어화, 방언과 비속어의 소리나는 대로 적기 등 김유정의 언어는 단지 어휘라는 측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당대 사회의 현 실을 반영하려는 작가의 관심과 상관성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유정 동백꽃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나 소작인의 아들. 바보스러울 만큼 우직하고 순박한 시골 청년으로 점순이에게 골탕만 먹는 다. 점순 마름의 딸. 주인공 나와 동갑인 열 일곱 살이지만, 성숙한 소녀. 나의 관심을 끌기 위해 우리 집 수탉을 괴롭힌다.



농촌 소설이라는 표제로 「조광(朝光)」2권 5호에 발표된『동백꽃』은 동백꽃의 원색적인 색채와 향 기 속에 신분이나 계층을 초월하는 농촌 사춘기 남녀의 애정적인 화해 관계를 밀도 있게 소묘하고 있 다. 11) 서글서글하고 활발하게 12) 배를 이르는 속된 말 - 8 - 대부분 김유정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동백꽃』도 현실에 대한 치열한 대결 정신보다는 익살스럽고 유쾌한 현실 파악 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닭싸움을 매개로 하여 사춘기 남녀의 미묘 한 감정을 해학적으로 그려냈을 뿐더러, 우수한 토착어를 사용하여 흙 냄새 물씬 풍기는 향토적 서정성을 느끼게 해준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목가적인 사랑이 이야기 『동백꽃』을 보는 관점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애정에 눈 떠가는 사춘기 청소년의 애정 풍속도로 보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 계층간의 갈등을 강조하는 관점이다.  나와 점순이는 작품 속의 현실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소작농의 아들과 마름의 딸이라는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두 인물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이 다. 나와 점순이의 갈등은 서로 간의 계층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갈등이라기보다는 애정을 중심 으로 한 갈등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왜냐하면 작품 전체의 줄거리로 볼 때, 소작농의 궁핍상 에 대한 세밀한 묘사보다는 순수한 토속적 농촌 사회의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사춘기 청소년들의 목가적인 사랑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작품 속에서 나가 점순이의 신분(마름의 딸이라는)을 분명하게 의식하고 있는 내용이 드러나 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가 점순이의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괴롭힘에 대해서 변변하게 대응하지 못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사실을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의 발단이 되고 있는 감자 사건, 즉 점순이의 호의를 거절한 일은 점순이의 적극적 애정 공세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나의 우직하고 바보스런운 면에 그 원인이 있다. 이 작품의 절정 부분에서, 계속되는 점순이의 괴롭힘에 참다 못한 나가 결국 점순네 닭을 쳐죽이는 행위가 일어나는데, 이 또한 마름에 대한 적개심이나 보복 행위는 아니다. 이 작품에서 인물들의 갈등은 애정적인 화해의 결말을 맞는다.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여러 차례의 우여곡절 끝에 토속적 서정성이 물씬 풍기는 동백꽃 속에 파묻히는 것으로 해소된다. 따라서 김유정이 『동백꽃』에서 그리고자 한 것은 소작농의 궁핍한 삶과 계층간의 갈등이라기보다는 사춘기 농촌의 청소년들의 순수한 사랑이 다. 『동백꽃』은 사회 계층의 위화감에서 비롯되는 예각적 대립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대립 현상을 화합적으로 융해하고, 나아가 현실에 밀착하여 우리 고향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로써 우리 가슴속에 흐르고 있는 생활 감정과 감수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바보스러운 소년과 앙큼한 소녀 사춘기의 나는 우직하고 좀 바보스러우며 순박한 인물이다. 이에 비해 점순이는 앙큼하고 도전적이며 야무진 인물이다. 김유정이 다루는 인물들은 철저하게 순박하고 우직하여 차라리 유머의 대상, 동 정의 대상으로 그려진다. 이와 같은 바보형 인물은 김유정의 독특한 작품 세계이며, 그의 작품이 해 학적으로 읽히도록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동백꽃』의 나 역시 바로 이 계보에 속한다. 이 작품의 묘미는 바로 조숙하고 적극적인 소녀와 눈 치 없고 바보스러운 소년이라는 인물 설정에 있다. 소녀 쪽에서 먼저 호의를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 9 - 이를 나가 알아차리지 못하기에, 서로 계속적으로 감정이 빗나가면서 내용이 전개된다. 영문도 모르 는 채, 나는 일방적으로 괴롭힘을 당한다.    
표면상으로는 닭싸움을 통해 진행되지만, 우리집 닭이 겪 는 고통은 바로 나의 고통이다. 이렇게 볼 때 나는 유머의 대상이자 동정의 대상이 된다. 한편, 하물며 그 시대에 소년보다도 더욱 애정 표현에 있어서 적극적이고 당찬 소녀인 점순이 같은 인물 설정 역시 이 작품의 재미를 만들어가는 요소이다. 점순이는 나에 비해 성격으로 보나 집안 사 정으로 보나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해 호의를 내비 치거나 아니면 거절한 것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는 데에도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이 소설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따라서 마름의 딸이라는 상황의 설정이 일견 자연스럽게 보인다. 즉 점순이가 나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성격과 당당한 태도를 가지게 되는 객관적인 근거가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동백꽃』의 배경을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노란 동백꽃이 나오는 마지막 부분이다. 노란 꽃, 알싸한 냄새, 향긋한 냄새 이런 것들이 이 소설의 결말이자 주제인 사랑과 겹쳐진다. 동백꽃은 노란색과 향긋하고 알싸한 냄새가 선정적으로 충동질하여 자연의 화려한 결혼식을 표상한다. 김유정의 소설『동백꽃』에 나오는 동백꽃은, 흔히 동백꽃 하면 떠오르는 붉은 빛깔의 동백꽃, 울릉도 등지에서 늦겨울부터 붉고 큰 꽃송이를 피우는 꽃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붉은 동백꽃은 동백, 동백나무, 동백꽃은 또 춘백(春栢)이라고 한다. 여수 오동도의 동백꽃, 거제도와 울릉도, 제주도의 동백꽃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동백꽃의 자생 한계선은 38도선이지만 내륙지방은 36도선 이남이다. 이 동백꽃에 서 씨를 체취하고 기름을 짜서 머리에 바르면 윤이 났다. 그렇지만 내륙지방인 김유정의 고향 춘천 실레 마을에서는 붉은 색의 동백꽃을 전혀 볼 수 없다. 그 러니 당연히 노란 동백꽃이 김유정 동백꽃의 대명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산골의 동백꽃, 노란 꽃잎을 퍼드러 지게 피우는 동백꽃, 알싸하고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동백꽃, 진달래와 함께 이른 봄에 피어나는 동백 꽃, 그러면서 진달래꽃보다 키가 두세 배는 더 큰 동백꽃을 알아야 소설『동백꽃』의 분위기를 제대 로 느낄 수 있다.